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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의 문화산책] 내 발목 근처쯤에 있는 만족 '행복'
(사진=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박은정 칼럼니스트] 2017년이 되었고 별로 달라진 것이 없지만 모든 것이 달라진 것 같은 1월. 그저 누군가의 생일이 있고 누군가의 결혼기념일이 있고 지난달부터 이어져 온 누군가의 힘겹고 긴 고난이 있는 일상의 달이지만 새해의 1월이니 더 복 받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는. . .

만나는 사람마다 서로 훈훈하게 “복 받으세요”, “행복하세요”라는 인사를 주고받으며 새로운 한 해를 따뜻하게 예열하며 행복해 하는 달이기도 하다.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에 차지 않거나 부족함이 없이 기쁘고 넉넉하고 푸근한 상태"이다. 경전에서는 "의에 대한 보상이나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지는 즐겁고 복된 상태"라고 되어 있다.

행복은 모든 인간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바램이지만 지속적이지는 않다. 보통의 경우 대개 소소한 행복들은 물결처럼 우리 삶에 반짝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어서 행복의 경험은 아마도 이 순간들을 자각하는 사람들만의 몫이 될 것이다.

이 짧은 행복의 경험으로도 “나는 늘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심리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이들은 행복을 감지하는 촉수가 더 발달된 사람으로 행복한 순간이 살짝 스치기만 해도 다른 사람보다 더 민감하게 행복을 감지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작은 것에도 만족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부자가 더 부자 되고 싶은 이유는 만족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말과 ‘가장 적은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가장 부유한 사람’이라는 말은 같은 맥락의 말이다. ‘금수저’가 유리한 세상에서 행복이 상당 부분 부로 좌우될 것 같지만 그 예외적 상황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음은 시인 박인환이 표현한 <행복>이다.

노인은 육지에서 살았다.

하늘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고

시들은 풀잎에 앉아 손금도 보았다.

차 한 잔을 마시고

~~~

노인은 한숨도 쉬지 않고

더욱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며

성서를 외우고 불을 끈다.

그는 행복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저 고요히 잠드는 것이다. (박인환, “행복”중)

노인의 행복은 그저 일상의 일에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만족의 척도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얼마나 이루어졌느냐에 달려 있다. 애초에 조금만 원했다면 만족하기가 쉽지 않겠는가. 인도의 길거리 노숙자들이 미국의 노숙자들보다 만족도가 훨씬 높다는 것이 그 설명이 될 것이다.

만족의 한자는 찰(滿)과 발(足)이다. 발목을 담글 정도가 만족이라니 정말 실감나는 일이 있다. 겨울에 족욕물에 발을 담궜을 때 온몸에 퍼지는 따뜻함과 영혼의 평안함-별로 크게 이룬 것도 없는데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것이 행복이 아닐까.

그래서 행복이나 만족을 얘기할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물질적인 것보다 건강이나 종교와 함께 가족 관계, 친구 관계 및 사회관계 등의 인간관계에서 오는 긍정적인 정서일 것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후회하는 말은 “더 일할 걸”이 아니라 “누구누구에게 좀 더 잘 할 걸”이라고 하지 않던가.

버스나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한 뒤 감사의 눈인사를 받을 때, 봉사를 통해 내가 남을 위해 했던 배려를 생각하며 ‘나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질 때 경험하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그래서 나의 행복은 새해 인사처럼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닌, 올 한해 내가 정성들여서 키워야 할 내 발목 근처쯤에 있는 만족이다.

한국정경신문 박은정 칼럼니스트  pj183197@gmail.com <저작권자 © 한국정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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