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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살롱] 도자기를 빚듯이 꽃처럼 아름다운 떡을 빚다 ‘정감’

[한국정경신문=이성순 칼럼니스트] 꽃잎으로 장식한 꽃처럼 아름다운 떡이 있다.

흰 가루가 묻어 더 부드럽게 보이는 8개의 동그란 하얀 찰떡위에 노랑, 분홍, 보라, 연분홍, 주황, 자주, 빨강, 검정에 흰줄무늬가 있는 화사한 8가지색의 꽃잎 4~5개가 예쁘게 겹쳐 있다. 방금 풀밭에서 따온 것처럼 싱싱하고 화사한 먹을 수 있는 꽃잎들이다. 조작가가 손으로 빚은 작품같이 예쁜 ‘꽃 찰떡’은 아름다운데 맛도 있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떡판위에는 국화, 맨드라미, 팬지, 프리지아, 백일홍, 천일홍, 수국 등 이름을 알 수 없는 32가지의 꽃들이 놓여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꽃 모양을 한 어쩌면 꽃보다도 더 아름다운 떡이다. 또 다른 판에는 폭신폭신한 하얀 떡 위에 파스텔 톤으로 다양한 무늬의 꽃 장식을 한 16가지 맛의 술을 발효시켜 만든 발효 떡 ‘꽃 증편’도 있다.

노란 콩가루, 초록 녹차가루, 아이보리 물엿, 브라운 초코렛의 4가지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조청과 생강향이 가득한 양반가 간식거리 ‘사색(四色)주악’, 식사대용의 대추 찰편, 흑미 찰편, 호박 찰편의 삼색(三色)찰편, 솜사탕처럼 달콤한 ‘피칸 머랭’과 같은 서양디저트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임금님 주전부리와 양반네 견과류 등을 이 시대에 맛 볼 수 있다니 놀랍다.

새해가 되면 내가 좋아하는 맛있고 아름다운 떡, 약과와 한과를 받는 기쁨이 있다. 나는 연말이 되면 새해첫날에 제일 먹고 싶은 걸 사달라고 딸에게 주문(?) 한다. 나 또한 꽃 보다 더 아름다운 떡과 한과를 들고 웃어른을 찾아가고, 정초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약과’와 맛있는 떡을 전하는 즐거움으로 새해맞이를 맞는다.

떡을 좋아하는 나는 서울의 맛있는 떡집 리스트를 갖고 있으며 때에 따라 구매하였으나, 생전의 시어머니가 만드셨던 ‘두텁떡’의 맛을 가진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4년 전 동네의 지하상가에 문을 연 ‘정감’에서 시어머니의 손맛을 느끼는 ‘두텁떡’을 만났다. 또 내가 좋아하는 ‘약과’를, 딸은 ‘주악’을 맛 보고는 즐겨 찾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행복이 지금까지 이어진다.

새해맞이와 설맞이로 가게는 떡을 빚는 여인의 손길이 바쁘다. 대학에서 도자기를 전공한 사장은 학생시절부터 떡에 관심이 많아 10여 년 전, 정식으로 떡에 관하여 공부하였고, 4년 전 이곳에 가게 ‘정감’을 열었다. 한국전통을 고수하면서 한편으로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떡과 한과를 도자기로 작품을 빚듯이 아름답고 맛있는 ‘먹을 수 있는 작품’을 빚고 있다.

두툼하고 투박한 네모 백자위에는 아름다운 떡과 한과들이 기품 있게 놓여있다. 쌈지주머니를 현대적으로 디자인한 크고 작은 주머니가 색다르다. 포장의 대국이라는 일본의 과자상자보도 더 우아하고 멋진 떡 상자와 ‘정감’ 로고가 우리의 멋을 풍긴다. 손끝에서 빚어내는 정성만큼 아름답고 맛있는 떡과 한과의 맛을 새해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겼으면 좋겠다.

‘K_떡’, ‘K_디저트’열풍이 꽃처럼 아름다운 떡에서 일어나기를 바라며.

한국정경신문 이성순 칼럼니스트  kcsnews@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정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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