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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의 문화산책] 12월의 달력

[한국정경신문=박은정 칼럼니스트]

12월의 달력

2016년 달력의 마지막 장 앞에 섰다.
우리에게 겨울은 무엇으로 오는가?
'잎잎이 그리움'을 떨군 나무, 가녀린 햇살, 두터워진 옷차림,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저무는 저녁 해거름, 고독한 시인의 얼어붙은 눈물로 온다.
 
“올해도 참나무잎 산비알에 우수수 떨어지고/ 올해도 꽃진 들에 억새풀 가을 겨울 흔들리고/ 올해도 살얼음 어는 강가/ 새들은 가고 없는데/ 구름 사이로 별이 뜨듯 나는 쓸쓸히 살아 있구나”(도종환, 초겨울)

“헐벗은 나무/ 둥지튼 새들은 떠나갔다/ 허둥대는 바람같이/ 떠도는 마음 하나 못 붙들고/ 삶은 종종 살얼음판이었다”(천양희, 겨울 풍경 2 부분)

“빈 뜰에 이른 어두움 내리고/ 빛나던 강물 소리 그치고/ 그 뺨에는 하얀 성애/~
선종하는 노인의 웃음 끝에도/ 한 줄씩 조용한 눈물/ 그 눈물의 속도처럼 아직/ 겨울은 혼자서 머물고 있다.“(마종기, 겨울 이야기 부분)

“외롭지 않다/ 잔인하게 더욱 잔인하게/ 외롭지 않다/ 바람 한 오라기/ 깊은 상처를 꿰매고 있나니/ 사랑한다는 것은/ 발가벗고 끝내 떨지 않으며/ 외롭지 않다고/ 몸부림하는 일이다”(강남주, 겨울 나무 부분)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게 없습니다/~~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빈 가슴은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오광수, 12월의 독백)

12월은 한 해를 채운 것이 없는 후회로 가슴 헛헛해지는 달이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들은 달력 위에서 팔랑거리는데 그럼에도 내년에는 더 나아질 것 같은 희망 가지고 행복하기로 작정한 정용철 시인을 따라가 본다.

 나는 12월입니다.
 열한달 뒤에서 머무르다가
 앞으로 나오니
 친구들은 다 떠나고
 나만 홀로 남았네요.

 돌아설 수도,
 더 갈 곳도 없는 끝자락에서
 나는 지금 많이 외롭고 쓸쓸합니다

 하지만 나를 위해 울지 마세요.
 나는 지금
 나의 외로움으로 희망을 만들고
 나의 슬픔으로 기쁨을 만들며
 나의 아픔으로
 사랑과 평화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이제부터 나를
 “행복한 12월”이라 불러 주세요. (정용철, 행복한 12월)

한국정경신문 박은정 칼럼니스트  pj183197@gmail.com <저작권자 © 한국정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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